건강검진 결과가 도착했다. 항상 그렇듯 가장 먼저 보는 곳이 바로 간수치다. 수년 전 정상범위를 훌쩍 넘어선 수치를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해도 해도 너무 높았다). 지인 아버지가 간암으로 돌아가신 지 얼마 안 된 시기라 더 그랬다.
그날 이후 내 몸의 장기 중 가장 아끼는 곳이 간이 되었고 간수치가 높은 이유에 대해 파고들었다. 공부는 물론이고 좋다는 건 다 먹거나 했다. 물론 쉽지는 않았지만 오늘 수치를 보면 그동안 잘 관리해온 결과가 아닐까 싶다. 오늘 이 얘기를 해보자.
1. 간수치 정상범위
검사마다 다를 수 있지만, 수치는 대부분 3가지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ALT, AST, 감마GTP. 이게 무엇인지가 그렇게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상범위를 알아야하니 간단하게만 알아보자.
ALT : 간세포가 손상되면 방출되는 효소다. 다른 장기에도 존재는 하나 간에 많이 분포한다. 과거에는 40~50IU/L이 정상 수치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남성 33, 여성 25IU/L 전후로 보는 게 좋다고 한다.
AST : 위와 비슷한 효소다. 하지만 심장이나 다른 곳에도 꽤 존재한다. 20~40 IU/L 정후가 정상범위다.
감마GTP : 손상보다는 간의 해독과 관련된 부분이다. 무엇보다 음주나 약물에 큰 영향을 받는다. 40~50 전후가 정상이다.
2. 간수치가 높은 이유
사실 중요한 건 지금부터다. 이 글을 보고 있다는 것 자체가 간이 안 좋을 확률이 높다는 거다. 내 십수년간의 경험상 좋다는 걸 하는 것보다 안 좋은걸 안 하는 게 효과가 탁월했다. 그러려면 이유를 알아야 한다.
음주와 약물
술에 대해서는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될 거라 생각한다. 간이 하는 일 자체가 해독이니까.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은 간의 작업을 거쳐간다고 보면 된다.
몸에 알코올을 넣으면 간에 엄청나게 힘든 업무를 추가로 주는거다. 이게 반복되면 당연히 해야할 일을 못하게 되고 손상이 될 수밖에 없다.
약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병으로 먹는 약도 그렇지만 영양제도 조심해야한다. 특히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자연 성분 영양제가 간에 부담을 주는 경우가 은근히 많다.
수면 부족(피로)과 스트레스
우리가 잠을 자는 시간에 웬만한 장기는 휴식을 취한다. 잠이 부족하면 당연히 간이 쉴 시간도 없다. 이유를 막론하고 충분한 수면을 확보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이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운동
꽤 중요한 부분이니 집중하자. 근육이 감소하거나 운동이 부족한 것이 간수치가 높은 이유가 된다. 너무 뻔하다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다음 내용도 꼭 알고 있어야 한다.
과한 운동이나 근육에 손상이 있을 때도 간수치가 정상범위를 벗어날 수 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수치를 측정하는 효소는 근육에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과하고 급작스런 운동으로 근육세포 등이 손상 돼도 이 효소가 나온다는 걸 명심하자.
비만, 과식(야식)
스트레스와 같이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다. 물론 다 아는 사실일 거다. 말했지만 모든 음식은 간을 거친다. 간이 정상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양보다 많이 먹거나 쉬어야 할 시간에 먹는 건 당연히 안 좋다.
무엇보다 당이 높은 것들(탄수화물)이 더 무리를 준다. 가끔 자기는 군것질을 안하고 밥만 먹는다고 그나마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더라. 매우 큰 착각이다. '당이 높은 음식' 찾아서 피하자.
간질환
마지막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면 병을 의심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원인으로 간질환이 발생했다면 당연히 수치가 높을 거다.
병원을 가자. 알다시피 간의 침묵의 장기라고 불린다. 전문가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좋은 방법이다.
뻔한 내용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건강검진표의 간수치를 보고 놀랐거나 조금이라도 걱정이 된다면, 그 뻔한 걸 좀 해보도록 하자. 위에서 언급한 5가지만 완벽하게 해도 정상범위는 분명 시간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