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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일만의 음주

코로나 때문에 그 좋아하는 술을 쉬고 있다. 그렇다고 엄청 자주 먹는 것은 아니었지만 한 달에 두세 번 정도 있는 소중한 음주 자리를 통해 많은 스트레스를 풀고 또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에너지를 얻었다. 그만큼 나에게는 나름 중요한 스케줄인데 무려 40일간 한 방울도 먹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 약속이 잡혔다. 사실 그동안 먹을 기회는 많았지만 코로나도 피하고 간도 휴식할 겸 먹지 않았다. 내가 걸리는 건 둘째치고 내가 감염되면 남에게 괜히 옮길 수 있는 전파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싫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이게 한계가 다다랐고 결국 약속을 잡았다.

 

사람 마음이 참 희한한 게 막상 나간다고 생각하니까 일이 잡히지 않더라. 평소에 한 시간 반이면 끝내는 작업이 두 시간이 넘는 시간에도 마무리가 안 되고 있다. 그래서 지금 매우 바쁜 상황이지만 최대한 침착하려고 노력 중이다. 보통 이럴 때 실수가 많고 사고가 많기 때문이다.

 

아무튼 오늘의 메뉴는 닭발로 정했다. 개인적으로 닭발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또 음식을 가려먹는 걸 싫어하고 최대한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 다만 개인적으로 걱정이 되는 부분은 따로 있다. 바로 오랜만에 먹는 술이다.

 

술주정이 있거나 술을 먹으면 사고를 치는 타입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기억하는데 성인이 된 이후로 군대를 제외하고 이렇게 오랜 시간을 술 한 방울 안 먹은 건 처음인 것 같다. 그래서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물론 과음을 할 예정은 절대 아니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술을 먹을 때 걱정하는 건 술주정이 아니라. 바로 숙취다. 남들만큼 술은 먹을 수 있어도 남들보다 배로 숙취가 오는 것 같다. 부디 무사히 그리고 즐겁게 또 안전한 만남이 되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