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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못하는(여자 못 만나는) 이유 분석

먼저 친구 흉을 보는 게 아니라는 걸 밝힌다.

 

내 나이는 결코 적은 편이 아니다. 그런데 내 주변에는 아직도 결혼 못한 친구가 꽤 있다. 친구가 몇십 명이 되는 것도 아닌데 다섯이 넘는다. 그중에 연인이라도 있는 사람은 고작 한 명이다. 그것도 한 번 갔다고 돌아온 친구가 열애 중이다. 아직 결혼 얘기는 없지만.

 

나머지를 보면 여자를 싫어하거나 남자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공통적으로 결혼에 대한 욕구가 있다. 그것도 매우 크다. 하지만 여자를 못 만나고 있고 기간도 대부분 몇 년 이상으로 오래됐다. 아주 간혹 소개팅이나 선의 기회가 오지만 대부분 실패한다. 그들은 왜 여자를 못 만나는 이유를 뭘까.

 

그냥 혼자 살게 두라는 사람도 있더라. 하지만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까지는 괜찮다. 앞으로 십여년도 괜찮을 수 있다. 하지만 주변 친구들이 다 가정과 자식을 가지고 늙어가는 60대라면 절대 괜찮지 않을 거라고 본다. 난 그때 혼자인 친구를 보기 싫다. 그래서 엄청난 잔소리를 해댄다. 처음에는 듣더니 이젠 들어먹지도 않는다. 짜증만 낸다. 그래서 잠시 잔소리 휴식기다.

 

다시 주제로 돌아와서 왜 그들은 여자를 못 만날까. 내가 그들을 통해 분석해 본 결과 매우 간단명료한 몇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바로 시기를 놓친 탓이다. 내가 말하는 건 단순히 나이를 먹었다는 게 아니다. 그들 중 대부분은 한참 혈기왕성해서 여자에게 구애하고 까이고 연애할 때 시크한 척했다. 여자에 관심이 없는 척, 귀찮은 척 등을 했다. 

 

 

10대 20대 그리고 30대에 남자가 여자에게 관심이 가고 표현하고 까이고 성공하고 헤어지는 건 당연한 과정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 불편함과 어색함을 귀찮음과 쿨함으로 포장했다. 그 결과가 지금이다.

 

두 번째는 첫 번째와 연결이 된다. 바로 여자란 사람을 대할 줄 모른다. 여자사람과 인간관계를 맺는데 굉장히 서투르다. 부부가 되기 전에 연인이 돼야 하고 연인이 되기 전에 친구가 돼야 한다. 하지만 이 부류들은 이런 과정을 거의 겪지 않았고 피했다. 돼도 안 한 쿨한 척을 하거나 만사가 귀찮은 척을 했다. 평소 다른 분야에서는 전혀 쿨하지 않고 질척거리고 적극적인 사람이다.

 

덕분에 나이는 이제 성숙하다못해 늙어가고 있는데 여자를 대하는 모습은 흡사 10대 후반 짝사랑하는 옆반 아이를 대하는 것 같다. 뒤늦게 풋풋한 청춘 연애 드라마를 찍고 있는데 상대방은 어떨까. '이 사람 뭐지?' 했을 거다. 엄청 잘생기거나 돈이 많은 경우라면 또 모르겠다. 물론 둘 다 아닌 경우가 많다.

 

최근 한 친구를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응원했다. 우리 나이에 여자 사람을 소개시켜준다는 게 얼마나 힘든 건지 내 나이를 아는 사람은 알 거다. 있는 인연 없는 인연 건너 인연 다 모아서 도와줬는데 다 실패했다.

 

 

대부분 두가지 경우다. 하나는 맘에 안 든단다. 눈을 많이 낮췄는데 별로란다. 간혹 맘에 들면 혼자 드라마를 쓴다. 한 번 만났는데 결혼을 앞둔 사람이다. 두 경우 상대의 이야기를 듣거나 상황을 들어보면 제대로 된 대화와 관계의 진전도 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맘에 들면 맘에 드는 것 때문에 못하고 안 들면 안 드는 것 때문에 못한다.

 

장담컨대 이런 식이면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 쓰다보니 속에서 천불이 난다. 안타까운 마음에 잔소리를 하다 보면 또 친구는 친구대로 속이 상한다. 다른 친구들의 말처럼 놔둬라 지들 인생이 다하고 안 해야지 하는데 지금도 외로워하는 친구를 보면 가만 못 있겠다. 결국 내가 또 악역이 돼야 하는 것 같다. 

 

니가 뭐냐고 잘났다고 니는 뭐 얼마나 잘 만났느냐고 얘기를 들을 때는 상처도 받지만 어쩔 수 없다. 잔소리라도 해서 그들의 의욕의 불씨를 다시 불태워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