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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복어 수술 성공기(이빨 자르기)

우연히 시작한 물 생활이 4년 만에 규모가 좀 커졌다. 30cm 어항에서 4자 어항이 됐으니. 구피 4마리로 시작해서 수백 마리의 물고기를 거쳐서 지금의 어항에는 다양한 어종이 살고 있다.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남미 복어.

 

2년 전, 초록 복어 4마리가 나의 첫 복어 사육이었다. 초복, 중복, 말복으로 이름도 지어주고 열과 성을 다해서 키웠지 채 한 달을 넘지 못했다. 이후 두 마리로 재시도를 했지만 역시 2개월을 넘지 못하고 요단강을 건너보냈다. 

 

한참이 지나서 어항이 커졌다. 우연히 들른 수족관에서 남미 복어를 보고 재도전을 결심했다. 사료 순치도 잘 됐고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아무 문제 없이 잘 크고 있었는데 어느 날 문제가 생겼다. 언제부턴가 사료를 거의 먹지 못하더라. 식욕이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시도는 하는데 입을 넣지를 못했다. 

 

알아보니 이빨 때문이더라. 그제야 얘네들의 앞니가 너무 자라서 사료가 입속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었다. 애꿎은 이빨에만 부딪혀서 결국 먹는 건 앞니 두 개 사이로 겨우 들어간 찌꺼기 정도였다. 먹이를 주면 항상 배가 터질 듯이 불러왔던 애들은 나날이 야위어가고 결국 나는 결단을 내렸다. 이빨을 잘라내기로.

 

인터넷을 찾아보니 준비물은 두 가지였다. (유튜버 아쿠아진님께 감사드린다).

클로브 오일 100%와 큐티클용 니퍼. 마음 급한 나는 로켓배송을 이용했다. 도구들이 왔고 마음의 준비도 끝냈다. 방법은 간단했다. 두 개의 대야에 기존의 어항 물을 받아서 한쪽에는 산소 발생기를 넣어둔다. 이곳이 회복실이고 다른 한 곳은 마취실이다. 마취실에는 700~800mL의 물을 넣어주고 준비한 오일 한 방울을 넣어서 잘 섞어준다.

 

수술은 이렇게 진행된다. 우선 복어를 꺼내서 마취실로 보낸다. 10~15초 정도 후면 복어가 하얀 배를 드러내며 마취가 된다. 잽싸게 끄집어내서 바로 이빨을 니퍼로 잘라주면 된다. 그리고 바로 회복실에 넣으면 20~30초 정도면 되살아난다. (시간이 좀 더 걸릴 수도 있으니 참고). 조금 진정이 되면 다시 어항에 넣으면 끝.

 

 

영상으로 보면 아래와 같다. 마음이 급해서 대충 편집한 영상인 점 이해바란다. 현재 복어들은 요양 중이다. 화가 좀 났는지 성질을 부리는데 좀 진정되면 밥을 한번 줘봐야겠다. 다시 배부른 복어들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