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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희일비' 하지 말자

5년에서 6년쯤 된 거 같다. 그전까지는 그냥 시키는 것만 하고 살면 됐다. 결과나 성과에 상관없이 그냥 시키는 것만 적당히 잘 하면(잘 안 해도 됐다). 보수를 받았고 막연한 보람도 있었다. 하지만 상황은 바뀌었고, 결과나 성과가 나에게는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되었다.

 

그때부터 나는 성과에 그리고 결과에 매우 집착하게 되었다. 하루하루 어떤 성과가 있는지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에만 매달렸고 그 결과에 따라서 하루에도 기분이 오르락내리락 하더라. 지금 생각해 보면 요행을 바랬던 것 같기도 하다.

 

분명히 나는 그게 단기간에 성취할 것이 아닌 걸 알고 있었고, 매일 내가 하는 일의 목표를 당장의 결과를 내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결과에 따라 매일 일희일비를 반복하면서 점점 일의 목표가 변질됐다. 

 

 

결과는 보나마나 참담했다. 내 일은 바람 앞에 등불이 되었고 좌절했다. 이유를 생각해 보지도 않았지만 아마 생각할 의지도 없었을 거다. 그냥 막연히 현실 원망과 부정만 했던 것 같다. 지금은 너무 선명하게 그 이유가 보인다. 부끄러울 정도로. 

 

아무튼 조금 오래 걸렸지만, 제자리로 돌아왔다. 내 목표를 위해 해야 할 것이 무언인지 어느 정도는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고 다시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사람은 무서울 정도로 적응력이 뛰어나다더라. 그리고 끊임없이 익숙함을 추구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변화가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그게 힘들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고 그래야 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다른 때보다는 훨씬 낫다. 내가 무엇을 고민하고 생각해야 하는지 알고 있고 그걸 해야 한다는 걸 제대로 느끼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힘만 드는 게 아니라 묘한 성취감도 있다. 

 

지금도 오랫동안 내 안에 있던 무언가가 계속해서 나를 익숙함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하지만 예전처럼 힘없이 끌려가진 않을 거다. 의지도 있고 쉽게 끌려가지 않을 보조 장치도 많이 만들어 놨다. 물론 아직 초반이라 조금씩 끌려가는 느낌도 있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이상 시간은 내 편이다.

 

조만간 내 쪽으로 끌어오는 순간 엄청난 가속이 붙을거라 확신한다.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