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30년을 써 왔는데도 아직도 모르는 말이 많다. 신조어는 둘째치고 아예 처음 보거나 그 의미만 간신히 아는 단어나 표현이 이렇게 많다니.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남이 된다는 말처럼 비슷한 단어들은 더욱 헷갈린다. 그래서 특히 자주 쓰지 않는 말들이 잘못 쓰이는 경우가 많다. 오늘 소개할 죽 3인방, 번죽, 변죽 그리고 반죽이 여기에 해당된다.

'반죽이 좋다'는 표현으로 주로 쓰이는 반죽은 알다시피 가루가 물과 만나 유들유들하게 개어진 것을 말한다. 이처럼 남들과 스스럼없이 잘 친해지고 성격이 원만해서 누구와도 잘 섞이는 사람에게 쓰는 관용적 표현이다. 쉽게 설명해서 '숫기 없다'와 반대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밀가루) 반죽이라는 단어가 너무 익숙해 관용적인 의미를 생각하지 못하고 오타로 여겨 번죽 혹은 변죽이 좋다고 잘 못 쓰이는 경우가 많다.
'변죽 울리다', '변죽 두드리다'는 표현에서는 변죽이 쓰인다. 내가 정확히 몰랐던 표현이다. 여기서 변죽은 그릇 혹은 세간(살림살이)등의 가장자리를 뜻하는데 그걸 두드린다는 것은 핵심이 아닌 곁가지를 건드린다는 표현이다. 주로 필요한 혹은 하려는 말이 아닌 쓸데없는 다른 이야기를 할 때 쓴다.

마지막으로 번죽에 대해서 알아보자. '번죽거리다', '번죽대다'의 어근이다. 아래의 사진처럼 얄밉게 이죽대는 것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변죽 좋다'라고 잘 못 쓰이는 경우가 많은데 위에서 소개한 '반죽이 좋다'는 표현이 맞다. 추가로 '번죽 좋다'는 표현이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조금 더 확인이 필요할 것 같다. '걔는 번죽만 멀쩡하지 실속은 없어'라는 예문을 찾았는데 '반죽 좋다'과는 다른 의미로 생각된다. (아시는 분은 좀 알려주시길).
아무튼 자주 쓰이는 말은 아니지만 3가지 헷갈리는 표현에 대해서 알아봤다. 위의 3가지 표현이 모두 들어간 표현을 하난 써봤다. 아무쪼록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오늘 글을 마친다. "그녀에서 항상 변죽만 울리고 할 말을 못 하는 나는 반죽이 좋은 그를 항상 부러워했다. 오늘은 왠지 그가 나에게 번죽대는 것으로 보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