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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 주절주절


거창한 제목이지만 막상 쓰려고 하는 건 별건 아니다. 뭔가 굉장한 것을 기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냥 나가길 바란다. 생각보다 시시한 얘기니까. 아마 '뭐야?' 할지도 모른다. 인터넷을 보다가 그냥 갑자기 생각이 나서 쓰는 거다.


그게 원래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학교를 들어갔을 때 이미 있었다. 누가 만든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친구 사이에 존재하는 것이었다. 다들 하나씩은 있었고 나도 있었던 것 같다. 바로 베스트 프렌드. 나 때는 그냥 제일 친한 친구라고 했던 것 같다.


왜 이런지는 모르겠는데 그 베스트 프렌드에게는 특별한 대우를 했던 것 같다. 더 마음을 줬던 것 같았고 뭔가 잘못을 해도 봐줬던 것 같다. 그리고 학년이 지나고 학교가 바뀌어도 그 베스트 프렌드를 바꾸는 건 뭔가 큰 잘못을 하는 것 같았고 변하지 않고 꼭 지켜야 하는 거라고 스스로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내 주변의 대부분이 그랬다.


대학교를 조금 먼 곳으로 오면서 조금씩 생각이 바뀌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는 말처럼 멀어진 건 아니지만 친한 정도를 미리 정해놓는다는 게 점점 의미 없는 짓 같았다. 그냥 내가 자주 보고 서로 마음이 잘 맞으면 친한 거지 꼭 제일 친한 사람을 정해 놓을 필요는 없다는 걸 깨닫고 난 뒤에 인간관계가 정말 편해지더라. 이때 친구도 참 많이 생겼던 것 같다.



그런데 베스트 프렌드를 특별 대우하는 사람은 항상 있더라. 그것 때문에 친구와 싸우기도 했다. 주로 이런 내용이었다. 같은 짓을 해도 베프는 봐주고 아닌 사람은 그렇지 않은 차별 대우 때문이었다. 그런 짓을 하는 사람도 자기가 왜 그러는지 정확히 설명하지 못했다. 그냥 스스로 정해놓은 불합리한 틀 안에서 못 나오고 있었다.


사람에 따라 시기는 다르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으면서 다들 바뀌었다. 내가 대학교 때 느꼈던 것처럼 그게 의미가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다. 대부분 자기가 절친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그 사실을 알면서 자신에게 더이상 특별 대우를 해주지 않는게 계기가 되더라.


아무튼 절친이였던 친구도 그것 때문에 사이가 잠시 멀어줬던 친구도 새로운 친구도 지금은 잘 지낸다. 서로 연락이 뜸할 수도 있고 자주 노는 사람이 바뀔 수도 있지만 그런 건 지금의 우리에게 전혀 문제가 안 된다. 그냥 그 사람의 인간관계를 좀 더 존중하고 이해하는 것이 아닐까. 


어쩌면 이게 친구가 아닐까 싶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고. 절대 나만 생각해서는 안 되는 관계,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나이를 먹을수록 새로운 친구와 인연을 만드는 것이 더 어려운 것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내 인간관계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